💌 잠자리는 움직임이 점잖아서 살며시 다가가 날개 사이로 손가락을 끼우면 쉽게 잡을 수 있어요. 그래서인지 옛 시인들은 잠자리를 보며 외로움과 애잔함을 느끼네요.

놀라운 자연 58 날아라! 잠자리

<aside> 📌 늙은 잠자리 - 방정환

수수나무 마나님 좋은 마나님 오늘 저녁 하루만 재워 주세요. 아니 아니 안 돼요 무서워서요 당신 눈이 무서워 못 재웁니다.

잠잘 곳이 없어서 늙은 잠자리 바지랑대 갈퀴에 혼자 앉아서 추운 바람 슬퍼서 한숨 쉴 때에 감나무 마른 잎이 떨어집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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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어린이>, 1924년

보리 겨레아동문학선집 9 <엄마야 누나야>, 12~13쪽

<aside> 📌 잠자리 - 박목월

나루에 잔물결 잔 잔 잔 꼬추쟁이 잔 잔 잔

사공 몰래 쟁이가 배를 탔다 사공 등 뒤 앉아서 소르르 꼬박,

손님은 단 한 분 눈 머언 손님, 사공도 노 저으며 소르르 꼬박

실바람 솔 솔 나룻배 스르 스르르

사공 몰래 쟁이가 배를 내리고 쟁이 따라 장님도 배를 내리고

나루에 나룻배 잔 잔 잔 꼬추쟁이 잔 잔 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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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소년>, 1937년

보리 겨레아동문학선집 10 <귀뚜라미와 나와>, 36~37쪽

<aside> 📌 고추잠자리 - 권태응

혼자서 떠 헤매는 고추잠자리, 어디서 서리 찬 밤 잠을 잤느냐?

빨갛게 익어 버린 구기자 열매, 한 개만 따 먹고서 동무 찾아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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